일본 외과학회서 실시한 원격 로봇수술. 도쿄의 집도의가 입체 영상을 보며 홋카이도에 있는 로봇팔을 이용해 수술을 하는 이미지다.[사진=아사히신문] 

일본에서 원격진료를 넘어 로봇을 이용한 원격 수술 시대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원격 수술이 되면 지방에서도 명의 집도로 수술을 받을 수 있어 의료계에 새로운 변화가 예상된다. 또 의사가 없고 수술 장비만 있는 병원도 가능하고 원격 수술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의료기기와 통신 서비스 등 산업 발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자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에 있는 외과 전문의가 홋카이도의 병원에 있는 로봇을 조작해 수술을 했다. 이는 원격 수술 실현을 위해 일본 외과 학회가 마련한 지침대로 실시된 것으로 원격 수술로 생기는 다양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 외과학회는 이번 원격 수술에서 로봇의 성능과 통신 환경을 비롯해 집도의와 주치의의 역할ㆍ수술에 관한 법적 책임 문제 등을 점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일본 외과학회는 환경이 갖춰지는대로 몇 년 내에 실제로 수술하고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도 외과 의사가 부족해 도서지방 등에선 수술을 받기 힘든 실정이다.

이번 일본 원격 수술엔 내시경 수술 지원 로봇 '다빈치'를 사용했다. 이 로봇은 일본에 350대 이상 보급돼 있고 다빈치를 이용해 심장 판막 수술이나 위암 적출 등 14개 종류의 수술은 의료 보험이 적용되고 있다. 다빈치 본체는 몇 개의 로봇 팔과 조종 장치가 있고 통신 회선으로 연결돼 있다. 원격 수술은 미리 촬영해둔 환자의 MRI나 CT 영상 등을 수술 전 참고 집도의가 환자의 3D영상을 보면서 로봇 팔을 조정하는 것이다.

다빈치는 일반외과, 흉부외과, 심장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소아외과 등 복강경 수술의 대부분을 대신하는 첨단 로봇이다. 이 로봇은 몸 안에서 의사의 손처럼 움직여 마치 환부를 열고 의사가 직접 시술하는 것처럼 수술한다. 의사에게 10~15배 정도 확대된 3D 영상을 전달하고 의사의 움직임을 정교하게 5~8mm의 작은 로봇 팔에 전달하는 시스템이다.

이 로봇은 1999년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 회사에서 출시한 제품으로 심장 수술이나 기타 수술의 절개 부위를 최소가 될 수 있게 설계됐다. 이 로봇으로 2.5m 떨어져 있는 의사에게 3차원 입체영상을 보여 주어 4~5시간 걸리는 수술을 2시간 내외로 단축시키기도 했다.

일본과 의료환경이 비슷한 우리나라에서도 원격 수술에 대한 기대가 높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4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린 글로벌 기업가정신 정상회의 기자간담회에서 "5세대 이동통신(5G) 기술이 확산하면 원격진료를 넘어 원격수술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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