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XT 휴미라'를 찾아라"

미국 바이오제약사인 애브비가 630억달러(72조8000억원)에 '보톡스' 개발 기업인 엘러간을 인수한다고 26일 발표했다.

인수 계약은 애브비가 엘러간 주식을 주당 188.24달러에 사들이는 방식이다.

이는 전날 엘러간 종가보다 45% 높은 가격이다. 주당 매입가 가운데 120.30달러는 현금, 나머지는 주식이다.

애브비가 이처럼 대형 M&A를 시도하는 배경엔 초대형 블록버스터인 류마티스관절염치료제 '휴미라'의 특허 만료와 연관된 것으로 분석된다.

연간 20조원으로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는 미국 등 특허가 끝남에 따라 줄줄이 바이오시밀러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10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인 임랄디 등 경쟁 제품 4종 이상이 출시되면서부터 휴미라는 기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업계에선 지난해 4분기부터 휴미라의 유럽 매출이 줄었고 미국 외 지역에서도 올 1분기 매출이 30% 가까이 감소하고 있어 애브비는 매출(수익)과 파이프라인 확대를 위해 바이오의약품의 대표격인 보톡스 업체 엘러간을 인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매출액 18조원이 넘는 엘러간은 보톡스로 미용ㆍ성형과 안과 치료 사업 시장을 이끌고 있다.

애브비는 엘러간 인수를 통해 9조원이 넘는 보툴리눔 톡신 시장과 미용ㆍ성형 의약품 시장 부문에서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인 웰즈 파고의 데이비드 마리스 애널리스트는 "애브비의 엘러간 인수는 애브비의 주름살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인수는 엘러간에 지금까지 희소식이지만, 장기적 대안으론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합병된 회사를 이끌어갈 애브비 리처드 곤잘레스 CEO는 "이번 거래가 휴미라의 미래 경쟁에 대한 우려를 덜어주겠다"며 수익성을 자신했다.

애브비가 엘러간을 인수하면서 블록버스터로 키우는 약 중의 하나는 건선치료제 '스카이리지'다. 이 약은 중등도 이상 판상 건선으로 광선요법이나 전신요법 대상 환자에 대해 미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 다크호스다.  

애브비의 이번 대형 M&A는 세계 최대 제약사들이 몸집 키우기가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것으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BMS가 세엘진을 인수한 것과 함께 일본의 다케다가 올 초 샤이어 인수도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국내 증권시장에선 애브비의 엘러간 인수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26일 증권시장에서 국산 보툴리눔 톡신 개발 기업들의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낮 12시30분 현재 메디톡스는 전일 대비 1만5600원(3.61%) 오른 44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웅제약도 1500원(0.99%) 상승한 15만3500원을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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