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안전성 서한에서 밝힌 발암가능물질 'NDMA' 등 라니티딘 계열의 의약품이 18번의 경고를 받고 자발적 회수를 단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이 여러 차례의 FDA 경고는 고혈압치료제와 제산제 등 성분인 라니티딘 계열 의약품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특히 유해 기준과 검출 방법 논란이 아직도 있어 각국 규제 당국의 판단 여부에 따라 또 다시 발사르탄이나 제2의 라니티딘 파동같은 태풍이 또 올 수 있다.

메디소비자뉴스가 분석한 FDA 안전성 서한<표 참조>에서도 유사한 조짐이 보인다.

올해 FDA는 18번의 라니티딘 계열 약품에 대해 경고를 했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NDEA, NMBA, NDMA 성분 경고가 날짜별로 편중돼 있음을 알 수 있다.

NDMA 성분 위해성 경고는 1~3월에 집중돼 있고 NMBA 성분은 2~6월에, NDMA 성분은 9~10월에만 경고 서한을 보냈다.

3가지 어느 성분도 동시에 경고를 보내지 않았다는 것은 그때마다 해당 성분만 발표했을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측정만 하면 나온다”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

니트로사민 계열의 불순물은 NDMA, NDEA, NDBA, NPYR, NPP, NMOR, NMEA 등 7가지는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져 물, 음식 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용품에 존재한다. 베이컨ㆍ치즈ㆍ훈연한 생선ㆍ육류 제품에도 있고 맥주에서도 검출된다.<표 참조>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라니티딘 파동 후 “NDMA 검출 원인은 라니티딘에 들어있는 '아질산염'과 '디메틸아민기'가 시간이 지나면서 자체 분해ㆍ결합해 생성되거나, 제조 과정 중 아질산염이 비의도적으로 혼입돼 생성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사한 화학구조에선 NDMA가 검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라니티딘과 동일한 기전을 가진 성분 중 화학구조가 가장 비슷한 니자티딘 성분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도 “발사르탄부터 라니티딘까지 NDMA가 검출됐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있어 언제든지 니트로사민 계열 의약품에서 불순물이 검출될 수 있다”고 우려를 하고 있다.

더구나 일부에선 니트로사민 불순물이 생산 과정에서 검출되지 않더라도 보관 중에 자체적으로 생기는 때도 있어 근본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기준도 빡빡해졌다.

식약처는 라니티딘의 NDMA 잠정관리기준을 0.16ppm 이하로 설정하고 1일 최대 복용량(600mg)을 평생 섭취하는 것으로 전제로 했다. 식약처는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가이드라인(ICH M7)과 국내ㆍ외 자료, 중앙약사심의위원회의 전문가 자문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설정했다고 밝혔다.

                                                          자료=식품의약품안전처

NDMA 검출만으로 판매 중지 된 라니티딘 성분 269개 품목 2700억 시장이 초토화됐다.

외국서도 마찬가지다.

유럽 의약품감독국(EMA) 약물사용자문위원회(CHMP)가 지난달 26일 예방조치 차원에서 판매 중인 의약품의 니트로사민 포함 여부를 검사해 줄 것을 26일 EU 각국의 의약품 허가권자에 요청했다.

검출 방법도 니트로사민 의약품의 '존재 여부'를 가르는 큰 변수다.

식약처가 9일 공개한 NDMA 검출 시험은 액체크로마토그래프-질량분석 기법(LC-MS/MS)이다. 라니티딘 사건 때 국내 최대 라니티딘 제품 판매사인 대웅제약(알비스), 일동제약(큐란)은 식약처가 국내 제품 전량을 수거해 시험검정에 들어갔을 당시에 두 회사도 자체적으로 NDMA 검출시험을 실시했었다. 그러나 워낙 민감한 사안이어서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다.

더욱이 식약처도 라니티딘 사태 발생 후 첫 실시한 시험 방법에선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가 두 번째 전량 수거검사 결과에서는 상당량의 NDMA가 나왔다고 결과를 뒤집었다.

여기에 최근 검출 기술도 발전하고 있어 니트로사민 성분 의약품의 위기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아칸소대학과 메사추세츠 공대는 최근 N-니트로사민을 공기 중에서 감지하는 센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로 발사르탄과 라니티딘 성분 알약을 분쇄한 다음 가스로 기화시켜 분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처럼 더 엄밀한 검사 기술 출현과 함께 빡빡한 인체 유해 기준으로 니트로사민 의약품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올해 FDA 안전성 서한 (10월 29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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