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증후 우울증(subsyndromal depression)'은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이지만, 심한 우울장애 못지않게 노인의 신체건강과 일상생활을 유지해 나가는 기능, 인지기능, 기대수명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최근 환자 수도 크게 늘어 가볍게 여겨서는 안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사진) 교수 연구팀(1저자 오대종 임상강사)이 아증후 우울증이 주요우울장애 및 경우울장애와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임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10년 간 직접 진단기준을 개발해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한 후 유병률과 발병률, 위험인자 등 역학적 특성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및 경우울장애와의 객관적인 차이를 최초로 제시하는데 성공한 것이했다.

국내 60세 이상 노인 6640명을 대상으로 2010~2012년의 기저 평가를 시작으로 2년(2012~2014년, 2014~2016년) 단위로 2번의 추적 평가했다.

연구 결과, 주요우울장애와 경우울장애는 고령(70세 이상), 운동량이 부족한 노인에게서 많은 반면 아증후 우울증은 여성, 낮은 수면의 질, 낮은 사회경제수준, 낮은 사회적 지지 수준을 보인 노인에게서 호발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아증후 우울증이 주요우울장애, 경우울장애와는 구분되는 독립적 질환일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연구 결과, 아증후 우울증은 국내 60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 정도가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게 나타나며 이는 주요우울장애와 경우울장애 같은 심한 우울증의 2.4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또한 매년 16만명 이상의 아증후 우울증 노인 환자가 새롭게 발생하고 있는데 이는 심한 우울증의 발생 환자 수보다 5배 가량 많은 수치다.

연구팀은 하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물론 의료진도 치료가 필요한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하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고, 위험인자나 영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치료할 수 있는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김기웅 교수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직접 진단기준을 개발해 아증후 우울증을 진단한 후, 유병률과 발병률, 위험인자 등 역학적 특성에 대한 비교 분석을 통해 주요우울장애 및 경우울장애와의 객관적인 차이를 최초로 제시하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김기웅 교수는 “앞으로 아증후 우울증이 치매, 사망률, 건강수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체계적 후속 연구를 통해 독립질환으로서 아증후 우울증의 실체를 정리해 나갈 것"이라면서 "연간 16만명에 달하는 신규 아증후 우울증 환자의 발생을 감소시키기 위한 질병 예방법과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어 “특히 불면증 등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수면의 질이 낮은 노인들의 경우, 수면 조절만을 목적으로 한 단순 약물치료나 인지행동치료 보다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아증후 우울증에 대한 통합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며, 증가하는 아증후 우울증 환자를 위해 함께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회적 지지를 제공하는 ‘사회적 가족’ 등 다양한 체계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호주ㆍ뉴질랜드 정신의학 저널(Australian & New Zealand Journal of Psychiatry) 최신 호에 게재됐다.

김기웅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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