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엔 큰 일교차 탓에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병에 노출되기 쉽다. 계절의 변화에 맞춰 몸이 변화하려면 그만큼 기력이 필요한데, 평소 기력이 모자라면 계절의 변화에 잘 적응하지 못한다. 일교차가 5~10도 이상 벌어지면 신체가 급격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피부, 근육, 교감신경 등이 과부하가 걸리고 면역력이 떨어져 탈이 나게 된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균에 저항하는 힘'을 의미한다. 일교차가 큰 환절기엔 평소보다 더욱 면역력 관리에 신경써야 하지만 하루종일 업무에 치이고 식습관이 불규칙한 현대인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극심한 피로감에 스트레스까지 겹치면 ‘종합병동’이 되는 것은 순식간이다. 이럴 땐 틈틈이 식단, 운동, 스트레스 관리와 함께 한방 면역력 관리에 나서는 것도 좋다.

예부터 경옥고(瓊玉膏)는 몸의 과도한 기능은 가라앉히고 부족한 기능은 채워 면역력을 강화해주는 특효약으로 여겨졌다.

허준의 동의보감도 경옥고를 ‘정(精)을 채우고 수(髓)를 보하며 모발을 검게 하고 치아를 나게 하며 만신(萬神)이 구족(俱足)해 백병을 제거한다’며 높게 평가했다. 정(精)은 우리 몸의 생명력의 기본물질이자 엑기스라 할 수 있으며, 이 정이 분해되어 기(氣)와 혈(血)이 된다. 경옥고는 정을 채워 우리 몸의 기혈을 채워주어 ‘보약’의 효과가 있고, 모발을 검게 하고 치아를 나게 한다는 말은 ‘항노화’ 효과가 있다는 표현이다.

최근 경옥고의 면역력 개선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2019년 배종섭 경북대 약학대 교수팀의 동물실험 결과 면역억제제를 투여한 실험군 중 경옥고를 경구 투여한 군은 면역 작용을 담당하는 비장세포, T세포, 대식세포 등의 숫자가 정상치로 회복됐다.

이 약은 또 위장기능을 원활하게 해 공복감을 줄이고 폐암과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봄철 미세먼지로 인한 체내 활성산소 및 산화스트레스 증가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최우정 광동한방병원 오행센터 원장은 “경옥고는 폐 진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마른 기침, 만성피로, 큰 병을 앓은 후 면역력 강화, 갱년기증후군, 불면 환자에게 많이 처방되며, 항노화 효과도 있어 무난하게 복용할 수 있는 생활보약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며 "최근 면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데다, 약 맛이 좋고, 휴대와 복용이 편한 알약 형태나 스틱형 경옥고가 개발되어 장복하는 환자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우정 원장은 “다만 경옥고를 영양제처럼 여기고 오남용하면 간혹 두통, 속쓰림 등의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으며, 환자 상태에 따라 홍삼경옥고나 녹용경옥고로 처방 되는 경우가 있으니 개인의 체질과 증상 등을 정확히 진단받은 뒤 복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