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쏘시오그룹의 자회사인 ST팜 노사가 지난 주말인 11일 노사 합의로 도출된 임금 동결안을 확정하는 2020 임금 협약식을 가졌다. 에스티팜 노사의 임금동결합의는 코로나19 사태로 회사 경영이 악화돼 전례없는 위기 상황을 맞고 있는 가운데 노사가 상생의 협력으로 합의를 도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에스티팜은 협상에 앞서 노조가 먼저 임금 결정권을 회사 측에 일임했고 이에 회사 측이 임금 동결안을 노조에 제시했다고 한다. 노조는 이러한 동결안을 조합원 찬반 투표에 부친 결과, 압도적 지지로 동결안을 받아들였다고 회사 측은 이날 밝혔다.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노조의 이해력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것이 김경진 사장의 말이다. 이같은 결과는 사측의 경영 내용을 그때 그때 조합원들에게 공개한 투명경영이 없었다면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에스티팜은 원료의약품(API) 위탁생산(CMO) 업체다. 그러면서도 전체 종업원은 450여명에 이른다. 경영환경의 악화로 지난해 적자에 이어 올해에도 상반기 영업손실이 141억원, 순손실액은 26억8500만원에 달했다. 지금까지는 신약의 설계도를 받아서 그대로 생산하는 CMO에 주력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신약의 개발 과정에서부터 의약품 제조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참여하는 글로벌 CDMO 업체로 성장했다. 이에 힘입어 최근에는 스위스의 세계적 바이오제약사인 로슈그룹으로부터 CDMO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 API 성분인 뉴클레오타이드 합성기술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리보핵산(RNA) 치료 원료인 올리고 뉴클레오타이드 API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러한 알찬 연구개발 사업과 성장 가능성 덕분에 에스티팜은 지금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조1300억원(코스닥 순위 43위)이 넘는 강소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외국인 투자 비율도 3.26%(9월11일 기준)에 이른다.

지금 바이오ㆍ제약산업은 세계 각국마다 차세대 먹거리 산업으로 자리매김된지 오래다. 그럼에도 국내에선 아직도 이들 분야가 심한 성장통을 앓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에 경영환경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에스티팜 노사의 임금 동결 소식은 가뭄에 단비와 같은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제약사에도 이같은 노사 화합의 찬가가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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