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이상 약물을 60일 이상 복용한 사람을 가리키는 다제약물복용자가 20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65세 이상 복용률이 34.6%를 기록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인재근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0일 분석한 건강보험공단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다제약물복용자가 2016년 154만8000명에서 작년 201만2000명으로 증가 추세이며, 이 기간 다제약물복용률도 3.0%에서 3.8%로 늘어났다.

다제약물복용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작년 기준 75세 이상이 84만1000명(복용률 22.4%), 65~75세는 60만명(12.2%), 55세~65세는 40만1000명(4.8%), 45~55세는 12만7000명(1.4%), 45세 미만은 4만3000명(0.2%)으로 나이가 많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다제병용처방률도 2016년 3.3%, 2017년 3.5%, 2018년 3.8%, 작년 4.2%에 이르기까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작년 기준 75세 이상 노인의 다제병용처방률은 23.6%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표 참조>

자료 : 건강보험공단ㆍ인재근 의원실
자료 : 건강보험공단ㆍ인재근 의원실

소득분위별론 작년 기준으로 1분위가 5.8%로 가장 높았고, 다음으로 10분위(4.2%), 9분위(3.7%) 순이었다. 2~8분위는 3.0% 안팎의 비슷한 수치를 나타냈다. 소득 수준이 중간인 사람보다는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이, 소득 수준이 높은 사람보다는 소득 수준이 가장 낮은 사람의 다제약물복용률이 높았다는 뜻이다. 특히 취약층인 의료급여자의 다제약물복용률이 19.4%에 달해 각별한 관심이 요구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다제약물복용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다. 작년 OECD는 5개 이상 약물을 90일 이상 만성적으로 복용하는 75세 환자 비율(2017년 기준)을 공개했는데, 우리나라는 통계를 제출한 7개국 중 최고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비율은 68.1%, 7개국 평균은 48.3%로 조사됐다.

건강보험 일산병원 연구소의 다제약물 복용자의 약물 처방 현황과 기저질환 및 예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이 5개 이상 약물을 복용하면 1~4개의 약물을 복용할 때보다 입원 위험이 18%, 사망 위험이 25% 증가했다. 이와 연관돼 다제약물 복용 시 약물 상호작용으로 약효가 떨어지거나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인 의원은 "최근 노인 및 만성질환자 증가로 다제약물복용자도 늘고 있다"며 "공단이 다제약물복용자에게 복약상담지도를 제공하는 다제약물관리사업을 실시하고 있지만 아직 시범사업에 불과하다. 공식 사업으로 추진하기 위해 더 속도를 내야 한다. 특히 고령자와 의료급여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에 대한 다제약물 관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