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편집국] 세계적인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의 ‘아피니토’ 약가협상이 결렬 되면서 이 약을 당장 복용해야 하는 신장암 환자들이 벼랑끝에 몰리고 있다.

이 약을 먹어야 수개월이라도 생명을 연장하고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자들로서는 정말 가슴칠 노릇이다.

‘아피니토’는 1차 치료에서 내성이 생긴 신장암 환자들에게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니 이 약은 그야말로 환자들에게는 구세주다.

그러나 문제는 약값이다. 급여가 안되면 한달에 약값이 400만원이 넘는다니 환자들이 무슨 수로 감당하겠는가.

여려차례 건보공단과 제조사인 노바티스가 약가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된 것은 생명 존중없이,자신의 이익만 앞세웠기 때문이라는게 우리의 판단이다.

양측이 협상 결과를 밝히지 않아 결렬 이유를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 정황으론 비싼 약가가 빌미가 됐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없다.

이번 협상에서 노바티스는 "OECD국가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신뢰하기 힘들다. 공단은 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으니 당장 생명을 다투는 환자들에게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보건당국과 노바티스의 약가 트러블은 한두번이 아니다.

복지부가 2009년 6월 노바티스의 백혈병치료제 글리벡 약가를 강제로 14% 내리자 노바티스가 이에 불복해 약가인하 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해 서울고법에서 승소하기도 했다.

노바티스가 글리벡을 비롯한 치료제의 독점적 공급과 이에 따른 고가 정책으로 인해 환자들의 원성을 산 게 한두번이 아니다. 글리벡에 이은 이번 ‘아피니토’ 가격 협상도 마찬가지다.

스위스에 본사를 두고, 역사가 100년이 훌쩍 넘은 노바티스는 2007년 포츈지로부터 ‘가장 존경받는 제약회사’ 1위로 선정됐다.

황반변성 치료제 ‘루센티스’, 당뇨, 고혈압, 암, 희귀질병까지 노바티스라는 제약사가 없었더라면 고통에서 시달리는 숱한 환자들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며,이런 인류를 구원한 위대한 제약사의 노고에 우리도 경의를 표한다.

그러나 이런 독보적인 치료제 개발로 경제적 독점권을 갖다보니 잡음도 적지 않다. 노바티스가 고가의 약가 정책을 고수하며 생명을 볼모로 잇속만 챙긴다는 억울한 비난이나 누명도 그래서 생긴다.

노바티스의 치료제 독점 공급권이 인류에게 다가가는 노바티스 정신을 해치고,결국 환자들의 노여움과 원망의 대상이 돼서는 안된다.

물론 이번 약가 협상에서 노바티스는 상식적인 글로벌 약가를 제시했을 것이고, 공단으로서도 한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의도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환자 생명과 직결된 것이라면 협상에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노바티스는 존경받는 글로벌 제약사답게 협상에 보다 유연했는지, 칼자루 쥔 건보공단은 자존심만 앞세우거나 건보재정을 다급한 환자보다 먼저 우선한 건 아닌지 성찰해야 한다.

노바티스와 건보공단은 협상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들을 '모든 협상에 우선하겠다'는 생명존중의 철칙부터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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