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은 전 세계적으로 재유행 중인 소아마비 질환을 해결하기 위해 국제구호기구인 유니세프와 2021~2022년 총 8000만달러(870억원대) 규모로 소아마비 백신 '유폴리오(Eupolio)'<사진>에 대한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밝혔다.

‘유폴리오’는 약독화 바이러스(독성이 약해진 바이러스)를 이용, 화학적으로 바이러스의 병원성을 없애는 공정을 추가로 거친 차세대 사(死)백신으로 기존 생(生)백신(약한 독성의 살아있는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보다 안전성 측면에서 장점이 크다고 이 회사는 설명했다.

기존 소아마비 백신은 ‘비약독화 사백신(Salk IPV)’으로 생산시설 문제로 바이러스 노출 때 환경안전사고 위험이 지적되고 있다. 소아마비는 소아마비를 일으키는 폴리오(Polio) 바이러스가 신경계를 감염, 팔과 다리 마비 등 영구적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감염질환으로 알려졌다.

최근 발생되는 대부분의 소아마비는 생백신을 복용한 아이들의 분뇨 등에 남아있는 바이러스가 식수에 섞여 지역사회로 퍼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2월 말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약독화 사백신(Sabin IPV)’으론 세계 처음으로 국제구호기구 백신 공급을 위한 필수 심사(사전적격인증)인 ‘PQ(Pre-Qualification)’ 승인을 받은 바 있다.

PQ 승인 후 단 3주만에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 바로 다음달부터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70여개국에 공급이 시작될 계획이다. 이번 계약으로 LG화학은 유니세프 전체 조달 물량의 20% 이상을 공급, 단숨에 유니세프 Top 3 소아마비 백신 공급사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LG화학은 2022년까지 유폴리오 생산 능력을 두 배 확대, 소아마비 백신 공급난 해소를 통한 전 세계 아동 공중보건 문제 해결에 적극 기여할 예정이다.

또 LG화학은 생백신에서 사백신으로 접종 전환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사백신 수급난이 점차 심화될 것으로 예상, 2014년 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본격 뛰어들었는데, 실제로 2014년 WHO는 소아마비 사백신 공급난에 따른 바이러스 재유행을 막기 위해 ‘전 세계 위기상황(State of Emergency)’을 첫 선포한 바 있다.

이와 연관돼 LG화학은 개발 초기부터 적극적인 설비 투자로 임상 제품 생산과 공정 개발을 빠르게 진행했으며, 세계 보건 관련 최대 후원 단체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은 LG화학의 역량을 높게 평가해 2017년부터 유폴리오 및 유폴리오 기반 6가 혼합백신 과제에 총 5760만달러(약 630억원)를 지원해왔다.

LG화학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의 지원과 효과적인 임상 및 허가 전략을 바탕으로 10년 가까이 걸리던 개발 기간을 6년으로 단축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손지웅 생명과학사업본부장은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 유니세프 등과 범세계적인 협력 모델 구축을 통해 LG화학이 소아마비백신 글로벌 주요 공급사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감염병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도록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번 '유폴리오' 공급을 포함해 총 3개(1996년 B형간염백신 ‘유박스’, 2016년 5가 혼합백신 ‘유펜타’)의 백신을 국제구호기구 등을 통해 전 세계에 공급하게 됐으며, 현재 추가로 유폴리오를 기반으로 한 6가 혼합백신 임상 2상 개발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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