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진들이 지난해 적자를 내고도 5억원대 넘는 거액의 연봉을 챙겨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고 있다.

제약사들이 최근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사업보고서 등에 따르면 지난해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면서 안팎으로 어수선했던 명문제약의 우석민 회장은 5억원대 연봉을 챙겼다.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289억원을 기록한데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이다.

우 회장은 이 회사의 최대주주로 지난해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하다가 올초 이를 전격 철회했다. 이 회사의 오너인 우 회장은 지난해 자신의 지분을 전량 매각하는 과정에서 조직과 인력을 대대적으로 감축했다. 2년 연속 적자 기조 속에서 우 회장은 지난해 수당(6000만원)에 상여금(1억7900여만원)까지 다 챙겼다.

중견제약사인 대한뉴팜의 이완진 회장은 지난해 5억8300만원의 연봉을 받았다.

지난해 1485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84억원에 달했으나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9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간판 품목인 인보사케이주의 파문으로 벼량 끝에 몰렸던 코오롱생명과학의 전문경영인 이우석 대표도 지난해 5억원대의 연봉을 챙겼다. 회사는 인보사의 품목 허가를 둘러싸고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법정 싸움을 벌이면서 이 대표가 구속되는 진통을 겪었다.

인보사 품목 취소 여파로 회사는 지난해 영업손실 258억원, 43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상장이 폐지되고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처지에서도 최고경영자가 실속은 다 챙겼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해 10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부광약품의 최고경영진 3명의 연봉이 지난해  6억원대~7억원대에 달했다.

김동선 회장은 7억7900만원,정창수 부회장은 6억5100만원, 유희원 대표는 6억2100만원의 연봉을 각각 받았다. 이 회사는 2019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2년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대형 제약사들이나 흑자 행진을 벌이고 있는 견실한 제약사들의 최고경영자들도 대부분 5억원이 넘는 연봉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대웅제약, 광동제약의 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이 5억원을 넘지 않았다.

제일약품, 동아에스티, 보령제약, 일동제약, 동국제약, JW중외제약, 휴온스글로벌, 대원제약, 경보제약, 휴젤, 영진약품, 삼천당제약, 대한약품, 안국약품, 동구바이오제약, 현대약품, 대화제약, 유유제약, 우리들제약, 한올바이오파마, 경남제약, 신신제약은 지난해 영업 흑자를 기록했지만 최고경영자들의 연봉이 5억원을 넘지 않았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 오너나 전문경영인 등 최고경영자가 5억원대 이상의 연봉을 받은 제약사는 유한양행, GC녹십자, 한국콜마, 종근당,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한미약품, 일동홀딩스, JW중외제약, 한독, 일양약품, 동화약품, 삼진제약,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알리코제약 등 손 꼽을 정도로 많지 않았다. 이들 제약사들은 모두 영업 흑자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적자 제약사의 최고경영자들이 5억원이 넘는 고액의 연봉을 챙긴 것은 도적적 해이의 전형으로 비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