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으로 인해 의약품 수출에 의외의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한국바이오협회 산업정책부문 오기환 전무와 김영호 대리는 14일 ‘미-중 바이오의약산업 패권 경쟁 속 우리의 기회’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수출의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중국은 파격적인 바이오산업 육성정책과 혁신적인 산업 촉진 전략을 구사하면서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적극적 시장개방, 공격적인 투자와 외부로부터 기술도입, 자국 내 바이오클러스터 및 CDMO 산업을 육성하면서 해외기업 투자 사례와 시장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중국 의약품 투자에 강력한 제동을 걸고 있다. 미국은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를 통해 중국으로부터 자국 내 바이오기술을 보호하기 위해 투자나 유전체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 분야 거래를 철저하게 감시하고 있어 미국과 중국바이오기업 기술거래와 투자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 의존도를 줄이면서 바이오산업 육성 목표 달성을 위해 다른 국가로부터 기술 도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바이오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가 줄고 기술거래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중국은 줄어든 거래 비중만큼 다른 국가에서 기술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중국의 아웃바운드 거래 2순위는 아시아 지역(인도, 일본, 한국, 동남아 등)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지리적 위치나 기술 성숙도를 고려했을 때 우리나라와 일본이 거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중국이 우리 바이오기업의 기술을 도입해가는 사례가 확인되고 있다. 2020년 10월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 기업인 에이비엘바이오와 공동 개발한 ADC항암제 후보물질을 중국 기업 시스톤파마슈티컬스에게 총 4099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했다. 또 올 3월에는 펩트론이 중국 치루제약에게 표적항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을 기술이전 하였으며 4월에는 이뮨온시아가 중국 3D메디슨에 CD47 항암 항체치료제 후보물질을 540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 했다.

최근 3건의 중국 기업과의 대형 기술거래 모두 항암 분야라는 것과 항체 기반 모달리티로 미-중 경쟁 상황을 고려했을 때 우리의 대중(對中) 기술수출 방향성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있다.

다만 미국과 분쟁 속에서도 다국적제약회사들은 중국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중국 투자를 확대하고 있고 해외 기업들의 중국과의 바이오분야 기술거래 규모가 증가하고 있어 미국의 대 중국 조치와 상관없이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 바이오 기업들의 바이오시밀러나 항체치료제는 물론 CAR-T 등 첨단 바이오의약품에 있어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어 중국 바이오의약산업은 고성장이 전망되어 투자가 잇따르고 있는 것이다.

중국이 항암제 분야와 항체의약품 분야의 관심도가 높기 때문에 ADC, 이중항체 등 항체의약품 분야 후보물질을 가진 기업과 더 나아가 CAR-T 등 면역세포치료제 영역에 이르기까지 국내 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중국과 국내 기업 간 바이오기술 거래 규모를 보면 중국이 기술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해 가격을 할인하거나 기술 검토가 불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기술적인 면에서 우리보다 앞서고 있는 부분도 있어 사업개발 파트너 측면에서 중국을 ‘위드 차이나(with China)’로서 적극 고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우리 기업과 중국 기업 간 기술거래 건수나 규모가 증가함에 따라 미국이 우려하는 바와 같이 우리도 어느 정도는 우리 기업이 안전하게 바이오의약품 기술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기술이전 보호 프로그램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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