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홈즈(가운데)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연방법원을 나서고 있다.[사진=블룸버그]

세기의 사기꾼이라 불리는 테라노스(Theranos Inc.)의 설립자 엘리자베스 홈즈의 사건에 대한 심리가 열려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산호세 소재 연방 법원에서는 홈즈 사건에 대한 첫 심리가 열렸다. 이날 그녀의 변호사들은 연방검찰과 함께 그녀가 최고 경영자로서 얻은 재산, 명성, 특권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곧 있을 형사 사기 재판에서 배심원들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홈즈의 변호사인 케빈 다우니는 “그녀가 입은 옷, 머물던 곳, 어떻게 여행(비행)했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등은 이번 재판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곧 있을 재판에서 그녀의 생활방식과의 관련성을 놓고 검찰과 논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음을 보여준다. 배심원단이 홈즈의 사생활을 보고 불리한 판단을 내릴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을 사전에 막자는 의도로 보인다.

홈즈는 애플 창립자 스티브 잡스를 찬양하며 잡스처럼 검은 터틀넥 스웨터를 자주 입고 잡스 스타일을 의도적으로 모방했다. 공개석상에서 그녀는 잡스처럼 깊은 바리톤 목소리로 말하기도 했다.

홈즈는 한 두방울의 피로 모든 질환을 검사를 할 수 있다는 신기술을 이용해 7억 달러에 이르는 투자금을 유치했으며 한때 기업가치가 90억 달러에 달하기도 했다.

2014년 홈즈가 포츈, 포브스 등에 등장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포브스는 그녀를 세계 최연소 자수성가 억만장자로 꼽았다.

홈즈의 사기행각은 지난 2015년 10월 중순, 월스트리트저널의 폭로 기사로 막을 내렸다. FDA 인증심사를 거쳤다는 검사 기술은 과장으로 드러났으며 여러 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이후 테라노스의 혁신적 기술에 대한 의문은 봇물 터지듯이 커졌다.

이 재판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3차례 연기됐으나 지난 3월 임신을 핑계로 또 다시 8월 말로 미뤄졌다. 홈즈와 변호사들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그녀는 월스트리트 저널의 기사를 허위라 주장하며 지적재산권을 위협했다고 협박하는 등 오히려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2018년 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홈즈에게 사기혐의를 적용했고 그녀는 벌금 50만 달러를 납입하며 주식과 의결권을 포기했다. SEC는 같은해 6월, 연방지방법원에 사기로 투자받은 행위에 대한 제재 조치의 일환으로 최고운영책임자(COO) 라메쉬 발와니와 함께 9건의 유선 사기 혐의와 2건의 유선 사기 공모 혐의로 소장을 접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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