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00조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영 중인 미국계 거대 글로벌 사모펀드가 국내 투자자들도 눈여겨 보지않던 수액제 업체 대한약품공업을 꼭집어 집중 투자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피델리티는 특별관계자들과 함께 3월부터 5월까지 대한약품 주식을 잇따라 매집하고 있다. 피델리티가 3개월 간 매입한 주식은 총 59만9400주로 대한약품이 발행한 의결권을 가진 주식(총 600만주)의 9.9%에 이른다. 단숨에 2대주주 자리를 꿰찼다.

피델리티는 지난 3월 처음으로 32만3662주(5.39%)를 장내 매수하면서 5% 이상 주식을 보유한 대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4월에 48만4651주를 매집해 지분율을 8.08%로 끌어올렸다. 7일 현재 59만9400주, 지분율 9.99%로 두자릿 수를 넘보는 수준으로 지분율을 올렸다.

피델리티가 올들어 5% 이상 지분율을 집중 올린 제약사는 대한약품이 유일하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광동제약, 대원제약, 동국제약, 환인제약 등 지난해 실적이 좋은 제약사 4곳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나 유독 대햔약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대한약품의 지분율은 제약사 가운데 광동제약, 대원제약에 이어 3번째로 높다.

피델리티는 지분 매입의 목적을 매번 단순투자로 명시했다. 투자 이익을 보기 위해 뛰어들었다는 얘기이다. 이 회사의 주가는 올들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요즘은 주춤거리지만 5월 초까지 주가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대한약품 주가가 우상향을 기록한 때는 지난해 9월과 12월 두차례였다. 당시 코로나19 치료에 좋다는 이른바 확인되지 않은 풍문이 회사 주가 상승을 떠받쳤다. 이후 이렇다할 재료가 사라지자 회사 주식은 테마주에서 벗어났다. 이때부터 투자자들의 허를 찌르듯 피델리티의 주식 매입이 시작됐다.

대한약품은 지난해 매출과 수익성이 전년보다 뒷걸음질치고 코로나19로 환자들이 줄면서 매출과 수익이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참여보다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인 피델리티가 올들어 내노라하는 제약사들을 제치고 대한약품을 콕 집어 투자한 것은 업계에선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거대 사모펀드 피델리티가 당장 호재가 없어 보이는 대햔약품의 주식을 최근들어 집중 사들이고 있는 데는 일반 투자자들이 잘 알기 힘든 회사의 잠재력을 시사하는 게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대한약품 관계자는 피델리티의 집중 투자에 "피델리티는 알짜 중견제약사들을 중심으로 1년 이상 장기 투자하는 패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한약품을 꼭집어 집중투자하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첨단 수액주사제 라인 시설을 갖춘 대한약품공업 안산공장.[사진=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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