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의 80%를 차지하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에 대한 경구용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제(SERD) 개발이 치열한 경쟁 구도 속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선두는 프랑스 사노피다. 사노피는 올해 안에 ‘암센스턴트’(Amcenestrant)를 미국 FDA에 승인 신청할 예정이며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가 뒤쫒는 상황이다.

HR양성 유방암은 암세포 표면에 있는 호르몬 수용체에 여성 호르몬(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이 결합하여 암세포가 증식한다. HR양성 유방암 치료제는 ▲내분비 요법제(호르몬 요법) ▲화학 요법제 ▲항 HER2 요법제 ▲CDK4/6 억제제 ▲PARP 억제제 등이 있고 HER2의 과발현 여부 등을 고려하여 치료한다.

특히 내분비 요법은 진행과 재발을 막는 목적으로 치료기간이 긴 특성을 가지고 있다. 내분비 요법에 사용되는 주요 약제는 에스트로겐과 에스트로겐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하는 항 에스트로겐 약물, 에스트로겐의 분비 자체를 억제하는 약으로 구분된다.

폐경 전 환자는 난소에서 에스트로겐 생산을 억제하는 '류프로렐린'(Leuprorelin) 등 황체형성호르몬 방출호르몬(LH-RH) 작용제가 쓰이고 폐경 후 환자는 부신에서 분비되는 남성 호르몬을 에스트로겐으로 변환하는 효소 기능을 억제하는 ‘아나스트로졸’(Anastrozole)과 같은 아로마타아제 억제제가 사용된다. 항에스트로겐 약물은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조절제(SERM)인 ‘타목시펜’(Tamoxifen)이 많이 쓰이며 SERM 이외에 선택적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 약물은 '풀베스트란트'(Fulvestrant)가 치료제로 승인되어 있다.

SERD는 이름 그대로 에스트로겐이 결합하는 수용체를 분해해 그 양을 줄이는 작용을 하는 약제로 내분비 요법을 계속하면 에스트로겐과 다른 암세포 증식인자가 에스트로겐 수용체를 자극하여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없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처럼 내분비 요법에 내성화 된 경우에도 SERD는 효과가 있다.

SERD로 현재 유일하게 승인된 근육주사제 풀베스트란트는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의약품이다. 이 주사제는 2002년 미국에서, 2004년 유럽에서 승인되었고 일본에서는 ‘페스로덱스(Faslodex)라는 이름으로 2011년부터 판매되고 있다.

세계 최초로 승인된 이후 약 20년 간 경쟁 약이 없었지만 지금은 차세대 경구용 SERD의 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프랑스 사노피의 '암센트턴트'(개발명 SAR439859)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양성ㆍHER2 음성(ER+ㆍHER2-)의 환자를 대상으로 2,3차 치료제로 중추적 임상이 진행 중이며 연내에 승인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이 약은 사노피가 암 영역에서 가장 주력하고 있는 개발품으로 내분비 요법에 대한 내성에 관여하는 에스트로젠 수용체1(ESR1) 유전자 변이 유무에 관계없이 치료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안전성과 내약성도 양호하다. 특히 골수억제 작용이 없기 때문에 병용요법도 가능하여 1차 치료제로 CDK4/6 억제제 ’입랜스‘(팔보시클립)와 병용 요법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로슈와 아스트라제네카도 치열한 추격을 벌이고 있다. 로슈는 Giredestrant(RG6171)를 개발하고 있으며 사노피와 마찬가지로 2,3차 치료제로 2022년의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약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분해 전에 수용체의 전사(Transcription)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역시 입랜스와 병용 요법으로 1차 치료제 및 수술 전 보조 요법제로 개발 중이다. 일본에서는 주가이제약(中外製薬)이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카미제스트란트‘(Camizestrant AZD9833) 임상 3상을 실시 중이다. 이외에도 이탈리아 다국적 제약사 메나리니(Menarini)가 지난해 미국 라디우스(Radius)로부터 도입한 ’일러서스트런트‘(Elacestrant)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임상 2상 단계에 진입한 약물은 미국 G1테라퓨틱스의 ’린토데스트런트‘(Rintodestrant)로 화이자의 입랜스와 병용 요법으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바이오기업 젠탈리스 파마슈티컬스(Zentalis Pharmaceuticals)도 ’ZN-c5‘도 단독요법으로 1/2상을 실시하고 있으며 올해 6월까지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일라이 릴리는 진행성ㆍ전이성 유방암과 자궁 내막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시작했고 노바티스는 지난해 10월 경구용 SERD ’OP-1250‘과 자사의 CDK4/6 억제제 ’키스칼리‘(Kisqali 리보시클립), PIK3 억제제 ’피크레이‘(Piqray 알펠리십)과의 병용 요법으로 개발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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