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은 폐동맥고혈압(PAH)에 대한 2차 사업 연도(2021년~2023년)를 맞이한 올해부터 한국인 특이 진단 바이오마커와 더불어 새로운 표적 치료제 후보물질 발굴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발주로 2018년부터 시작된 ‘한국인 폐고혈압 심층표현형 규명을 위한 장기코호트 연구 플랫폼’(PHOENIKS) 연구사업은 지난해까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폐고혈압의 5개군 중 1군에 속하는 총 102명의 환자의 기초자료 수집 및 생체 시료 확보를 수행했다. 여기에서 특발성 및 유전성 폐동맥고혈압 환자뿐만 아니라 동반질환 폐동맥고혈압에 속하는 결체조직질환(Connective Tissue Disease), 선천성심질환(Congenital Heart Disease), 문맥폐고혈압(Portopulmonary Hypertension) 환자의 임상자료를 확보하였고 다기관 연구 참여 네트워크를 통해 효율적인 추적관찰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질환의 발병 기전 규명 및 치료 표적물질을 발굴하고 신약개발에 필요한 기초자료를 생산했다.

1차 연구결과=국내 19개 참여 기관을 구성하여 3년간 102명의 환자의 기초 임상자료 및 추적 임상자료, 생체시료를 수집하였다. 특발성 폐동맥고혈압 47%, 동반질환 폐동맥고혈압 44%, 경계성 폐동맥고혈압이 9%를 차지하며 남성 33%, 여성 67%로 여성이 2배 이상 많이 나타나는 질환임을 알 수 있었고 원인에 따른 성별 비율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나는 것이 확인되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폐동맥고혈압의 치료제는 크게 엔도텔린 수용체 길항제(ERA), 포스포디에스터라제-5 억제제(PDE5I), 프로스타노이드(PCA) 3종류로 구분할 수 있으며 단일 또는 병용요법으로 치료제가 사용되고 있다. 

연구에서는 진단 당시 사용했던 치료 약물과 1년 후 치료 약물의 변화를 확인하였다.

특발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초기 전문치료제의 사용은 1제 60%, 2제 32%, 3제 8%였으나 1년 후 1제 27%, 2제 20%, 3제 53%로 변화되는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차성 폐동맥고혈압 환자에서 초기 전문치료제의 사용은 1제 83%, 2제 10%, 3제 7%였고, 1년 후 1제 55%, 2제 36%, 3제 9%로 치료 약물에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래픽 참조>

2차 연구 계획=올해부터는 유전체 및 단백체 분석정보를 활용하여 폐동맥고혈압의 발병 기전을 확인 및 검증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 물질을 발굴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국립보건원(NIH)의 연구비 지원을 받아 6개로 구성된 다기관 연구 참여 네트워크를 구축해 폐동맥고혈압 환자 심층표현형분석(deep phenotyping)을 수행하고 있으며 유럽에서도 국가별로 프로젝트를 통해 활발히 연구를 진행 중이다. 앞서 발표된 연구들에서 폐동맥고혈압의 발병에 관여하는 조절인자 또는 기전이 규명되었고 다양한 치료 표적들이 제안되어왔다. 하지만 현재까지 치료제로 사용되는 약물들은 '엔도텔린', '프로스타사이클린' 기전을 타깃하는 약물들로 국한되어있는 실정이다.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에 등록된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가 과제 형태로 수행 중인 폐동맥고혈압 관련 연구는 크게 ▲분자생물학적 기전 연구 및 치료제 개발 ▲줄기세포 치료 효능 연구(골수 줄기세포, 제대혈 줄기세포) ▲연구 기법 개발(Phosphodiesterase-5 저해제, endothelin 수용체 길항제) ▲신약 치료 효능 연구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들 연구 대부분 동물 모델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어 추후 인체 유래 시료를 통해 후속 연구 및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미 보고된 국내 연구들과는 다르게 국립보건연구원은 임상자료 수집에 필요한 증례기록서(CRF) 확립과 iCReaT 생성을 통한 환자등록을 시작하였으며 환자의 임상적인 특성과 생체시료를 수집하여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고 후속 연구에 이용할 수 있는 환자 시료도 수집했다. 

수집한 환자 시료를 활용하여 유전자 염기서열 변이 및 발현, 단백 및 대사체 발현 등을 심층 분석하였고 BMPR2 돌연변이 이외의 임상 변수와 연관성이 높고 질병의 상태 및 치료 효능을 판단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와 치료표적 물질 발굴 근간을 마련하였다. 또 단백체, 인산화단백체, 유전체 분석 모두에서 발현 이상이 관찰되지 않으나 대사체 분석에서 기능이 유사한 또는 하나의 기전 내에 속하는 여러 대사체들(Z, Z-1)의 발현 이상이 관찰될 경우, 연관된 유전자들의 발현을 real-time PCR로 추가 분석하여 후보물질로서의 가능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최근 제1군 폐동맥고혈압 이외에도 전체 폐고혈압 환자 중 60% 이상을 차지하며 폐동맥고혈압과 유사한 병태생리와 표현형을 보이는 제2군 CpcPH 폐고혈압(combined postcapillary and precapillary PH)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어 제1군 폐동맥고혈압 뿐만 아니라, 이어지는 후속 연구에서 제2군 폐고혈압 환자에 대한 심층표현형 연구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위해 효율적인 환자등록과 추적관찰을 위한 참여 기관을 확대하고 제2군 폐고혈압 환자를 추가 등록하며 유전 및 단백체 분석을 통한 1차 치료 표적 후보물질 발굴연구 프로토콜을 확립키로 했다. 또 2차 치료 표적 후보물질 발굴을 위해 유전체, 단백체, 인산화단백체 분석을 진행할 계획이다.

폐동맥고혈압은=우심도자술로 측정한 평균 폐동맥 압력이 25mmHg 이상, 폐동맥쐐기압 15mmHg 이하, 폐혈관저항이 3WU(Wood unit)를 초과하는 경우다. 폐동맥고혈압은 폐 소동맥의 혈관 수축 및 증식성 재형성으로 인해 점차적인 폐혈관 저항 및 우심실 부하 증가로 우심실 부전이 발생하여 궁극적으로 사망을 초래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우리나라는 폐동맥고혈압 등록연구(KORPAH)를 통해 국내 폐동맥고혈압 3년 생존율은 84.4%로 보고되었다. 2011~2015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한 질병, 성별, 입원, 외래별 현황조사에 따르면 국내 폐동맥고혈압 환자 수는 1900~2100명으로 추산되었다. 하지만 2016~2019년 폐동맥고혈압 환자 수가 2500~3000여 명으로 크게 증가됐다. 국내에서는 산정 특례 등록을 통한 유병인구 정도만 파악되어 있으며 각각 단일병원에 등록된 환자의 수가 적어 환자들에 대한 임상경과 및 예후에 관한 기초자료 수집이 미흡한 실정이다.

2014년 미국 흉부학회(American Thoracic Society)에서는 폐동맥고혈압의 정밀의료 기술개발을 위한 표현형 심층분석을 강조하며 환자들에 대한 임상경과 및 예후에 관한 기초자료 수집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폐동맥고혈압 심층표현형 연구를 위한 임상 자료 및 생체 시료 수집을 위한 환자 데이터베이스 구축조차 미흡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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