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웅큼의 약을 복용하는 당뇨병 환자는 복용하고 있는 약이 너무 많으면 그 조합을 통해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다제 병용 약물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어떤 약물이 함께 복용했을 때 위험성이 있는지를 알아 두어야 한다.

일본 병원약사회는 2018년 2월에 ‘다제 투약 환자에 대한 병원 약사의 대응 사례집’을 공개했다. 일본 병원약사회는 다제 약물 실태 조사의 일환으로 전국 48개 병원에서 대응 사례를 모아 이 중 33개의 사례를 상세히 소개했다.

일본 가와사키(川崎)에 있는 나비타스 클리닉(Navitas Clinic) 내과 의사인 타니모토 테츠야(谷本哲也)는 “노인들의 다제 병용에서 가장 흔한 약이 당뇨약과 혈압약”이라고 말했다.

대응 사례집에 소개된 케이스 중 유료 양로원에 입주 중이던 90대 남성은 당뇨약과 혈압약 등 하루 14정을 복용하고 있었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이 당뇨병 치료제만으로 4개 종류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이다. 당뇨병 약은 DPP-4 억제제, 티아졸리딘디온(TZD) 계열 약, 설포닐우레아(SU) 제제, 비구아니드(biguanide) 약물 등 다양했다. 당뇨병 치료제는 다른 당뇨병 약물과 병용하면 효과가 강해 '저혈당'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 이 노인은 신장이 154cm로 작은 체형이었다.

일본 국제의료복지대학병원(日本國際醫療福祉大學病院) 이츠이시에이이치로(一石英一郎, 내과)는 “90대 노인 환자에게 4종류의 당뇨약이 처방되고 있던 것은 의사가 내키는 대로 처방한 것 일지도 모른다”면서 “혈당 저하로 인한 저혈당이 되면서 의식을 잃는 혼수상태가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로 인한 골절 외에도 치매나 뇌졸중, 심근 경색 위험이 나타날 수 있어 고혈당만큼 저혈당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이 노인 환자는 술을 마시고 있어 루프 이뇨제(loop diuretic)와 비구아니드 약물 병용요법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일본 긴자 약국의 대표 약사인 나가사와 야스히로(長澤育弘)씨는 “비구아니드 약물 부작용으로는 젖산산증(lactic acidosis)이 있는데 이것은 저혈당이 오면 혈중의 젖산이 증가해 혈액이 산성이 되어 버리는 급성 질환 중 하나”라면서 “초기 증상으로 구토, 설사 및 복통 등이 나타나지만 탈수를 일으켜 생명과 관련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럴 때 이뇨제를 병용하면 탈수 위험이 더 높아진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또 비구아니드 약물과 함께 주의가 필요한 것이 루프 이뇨제다. 위의 사례와 같이 위장약을 복용하는 환자는 비구아니드 약물과 위장약 병용을 하면 혈당 강하로 인한 저혈당이 올 수 있다.

반대로 항염증제인 코르티코 스테로이드와 병용을 하면 비구아니드 약물의 혈당 강하 작용을 약화시킬 수 있다. 나가사와 약사는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것은 경구 스테로이드제제”라면서 “ 피부염 등 치료제로 쓰이는 스테로이드 연고는 피부에서의 흡수량은 상당히 적기 때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뇨병 약과 다른 약물의 조합이 생명을 위협하는 것도 있다.

나가사와 약사는 “위장관에서 당의 흡수를 지연하여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알파-글루코시다제(GAA) 억제제와 만성 심부전의 치료에 사용되는 심장약인 ‘디곡신’을 함께 복용할 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이 조합은 디곡신의 혈중 농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심장약이 효과가 사라지면서 죽을 수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다른 병원에서 진찰하는 경우 혈당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인슐린 제제는 항우울제나 항파킨슨 병 약물과 병용하면 혈당 효과 작용이 증강되어 저혈당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내과, 정신과, 심장내과 등을 개별적으로 진찰하고 약을 처방 받을 때 주의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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