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가까운 기간과 거액(약 1조원)이 드는 의약품 개발에 인공지능(AI) 기술이 사용되면서 저분자 의약품 후보물질 탐색을 뛰어넘어 바이오 의약품 후보물질 탐색까지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23일 독일 머크(MERCK)社의 연구개발 총책임자 존 피터 홀(Joern-Peter Halle) 박사와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 기반 의약품 개발 성공 사례와 활용 계획을 들었다.

피터 홀 박사에 따르면 인공지능 기술은 주로 화합 물질을 찾거나 의약품 안전성을 예측할 때 이용하지만 인공지능의 자연언어 처리로 의학 논문을 읽고 후보물질을 찾는 등 새로운 접근법도 시작되고 있다고 말한다.

독일 머크는 저분자 의약품이라고 불리는 화학 합성물질로 만드는 의약품 개발에서 전부 인공지능을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인공지능으로 두 가지 다발성 경화증 후보물질을 찾아 임상시험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지능으로 발견한 약물 후보물질 임상은 일본에서도 진행 중이다. 다이니폰스미토모제약(大日本住友製薬)이 인공지능 개발기술을 가진 영국의 엑사이언티아(Exscientia)社와 공동 개발하고 있는 강박장애(OCD) 치료제다. 다이니폰과 엑사이언티아는 보통 신약물질 개발에서 임상시험까지 4년 6개월 걸리지만 인공지능으로 처리하면 1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약 개발은 개발 초기 단계인 후보물질이 제품까지 되는 것은 수만분의 1의 낮은 확률과 10년이 넘는 기간이 걸리는 것은 흔한 일이다.

고분자 항체 의약품 등에서도 인공지능을 사용하여 개발하는 움직임도 있다. 독일 머크나 미국 화이자 등 4개사는 2021년 10월 컴퓨터로 단백질을 설계하는 기술을 가지는 이스라엘 기업 아이온랩스(AION Labs)에 출자하여 동물실험이 필요없는 항체 의약품 개발을 목표로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의약품 개발에 인공지능을 응용하는 새로운 기술과 접근법이 탄생하고 있다. 큐슈대학(九州大学) 등 연구팀은 2021년 9월, 질병의 원인이 되는 단백질의 구조를 조사하지 않아도 아미노산 서열 정보로부터 치료제를 찾는 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을 사용하여 현재 녹내장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약제가 코로나19 치료제 물질로도 유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언어 처리를 활용한 데이터 해석을 다루는 일본의 AI 전문기업 프론테오(Fronteo)는 인공지능으로 의학 논문이나 화합 물질 데이터베이스를 읽고 후보물질을 찾는 기술을 실용화했다. 회사 측은 ”사람이 읽는 것이 불가능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바이어스 없는 평가를 할 수 있다“고 한다. 프론테오는 지난해 12월 의약품 개발 플랫폼 사업을 하는 임상 전문 컨설팅업체 엑셀리드(Axcelead)와 제휴, 인공지능을 이용한 후보물질 개발 가능성을 평가하는 사업에 나서고 있다.

                                존 피터 홀

다음은 니혼게이자이 신문과 존 피터 홀(Joern-Peter Halle) 박사와의 인터뷰.

Q: 독일 머크사의 신약개발에서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나?

A: 의약품 개발 중 저분자 의약품은 현재 모든 개발 프로젝트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의약품 개발은 AI 등 컴퓨터를 사용하는 개발 방법과 종전의 화학 실험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가지를 적절히 조합해 저분자 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다.

Q: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구체적인 의약품 개발 성과는 있나?

A: 임상시험 단계에 도달한 예로는 교원병(膠原病) 일종인 다발성 경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 3상에서 지금까지 양호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Q: 후보물질 개발에 인공지능을 어떻게 활용했나?

A: 개발 과정에서 두 번에 걸쳐 인공지능을 활용했다. 우선 질병과 관련된 단백질 작용을 저해하는 화합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어떤 분자 구조로 하면 단백질과 잘 맞는 최적의 약물 작용 조건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했다. 치료제 후보물질인 저분자와 단백질 간의 상호작용을 조사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상호작용에 의해 단백질의 구조가 바뀌는 것까지 시뮬레이션을 했다. 이를 위해서 우리 회사의 화합물 라이브러리를 사용했다.

다음은 이렇게 선택된 화합물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것이다. 여기에 머크, GSK, 노바티스 유럽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참여한 신약개발 컨소시엄 플랫폼 멜로디(MELLODDY Machine Learning Ledger Orchestration for Drug Discovery) 데이터를 활용했다. 멜로디에는 각사의 안전성 데이터가 있어 참가 기업이 약물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로부터 안전성이나 부작용을 예측하는 AI 알고리즘을 만들어 부작용이 낮다고 밝혀진 물질을 합성한다.

Q: 약물개발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어떤 이점이 있나?

A: 저분자 의약품 개발 프로젝트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함으로써 개발 기간이 단축될 뿐만 아니라 퀄리티도 올릴 수 있다. 의약품으로 활성이 높은 것을 선택할 수 있어 개발 프로젝트의 성공 확률도 높아지고 동시에 안전성 문제까지 예측하여 문제가 있을 것 같은 것은 초기 단계에서 제외하여 리스크가 낮은 것만 개발하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항체 의약품 등 저분자 의약품 이외에서는 아직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다. 앞으로 항체 의약품이나 유전자 변형 단백질 등 바이오 의약품의 개발에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약품개발을 하고 싶다.

Q: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는 어떤 접근법을 생각하고 있나?

A: 2020년 미국 알파벳의 자회사 딥마인드RK 단백질의 구조를 아미노산 배열로부터 정확하게 예측하는 AI 모델 ‘알파폴드2’를 발표했다. 이를 활용하여 독자적인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유용한 단백질의 구조를 검토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아직 실용 단계는 아니지만 이러한 AI 모델을 항체 의약품의 연구에 연결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항체의약품 분야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 2021년 10월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테바 등 3개 제약사와 함께 이스라엘의 약품 개발 관련 스타트업인 아이온랩스에 투자해 인공지능 기반으로 컴퓨터로 처음부터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아마존 자회사에서 클라우드 사업을 다루는 아마존웹서비스(AWS)도 참가한다.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종래의 방법으로 얻을 수 없는 유용한 항체 의약품을 개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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