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을 전후로 제약사들 사이에서 '스핀오프(spin off)' 전략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스핀오프는 기존 원작에서 파생된 작품을 의미하는 것으로 제약계에서는 원작인 일반의약품 브랜드명을 차용한 건강기능식품이나 기능성화장품을 출시해 기대 이상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동아제약의 '박카스'나, 광동제약의 '비타500'처럼 젤리 등 일반식품에 동일 브랜드명을 접목한 파생상품 출시는 일반화된지 오래다.

제약계는 이렇듯 자사 유명 일반약을 뿌리삼아 일반식품 외에 건기식과 기능성화장품으로의 외연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휴온스는 한때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일반약 블록버스터 명성을 얻은 '살사라진'(2007년 출시)의 일반약 품목허가를 반납하고 2020년 9월 건기식 '살사라진 감량전환'을 발매했다. 1년여 후인 작년 말 체지방 감소 기능성 건기식 제품인 '살사라진 락토페린 다이어트'를 추가로 선보이며 비만치료제 살사라진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안국약품도 작년 8월 눈영양제 일반약인 '토비콤'의 이름을 그대로 계승한 건기식 '토비콤'을 발매, 일반유통에 뛰어들며 각인된 일반약 브랜드 효과를 건기식으로 이어가고 있다.

동아제약은 1년 앞선 2020년 일반약 '써큐란'을 건기식 '써큐란알파'로 바꾸는 스핀오프 전략을 선택했다.

이 같은 제품이 일반약 허가를 반납하고 건기식으로 갈아탄 사례인 반면, 보령제약과 대웅제약은 일반약과 건기식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 보령제약은 작년 간판 일반약인 겔포스의 위(胃) 건기식 버전인 '위앤포스'를 발매하고 편의점 시장에 가세했다. 대웅제약 역시 같은 해 일반약 우루사의 이름을 딴 '우루샷'을 숙취음료시장의 스핀오프로 등장시켰다.

기능성화장품도 예외는 아니다. 현대약품, 동국제약, 동화약품은 피부과학을 표방한 더마코스메틱(dermatology+cosmetic) 시장에서 브랜드 파워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현대약품은 작년 9월 자사 탈모치료제 '마이녹실'의 스핀오프로 탈모 증상 완화 효과를 가진 '마이녹셀 스칼프 인텐시브 샴푸 바이 랩클'과 '마이녹셀 스칼프 인텐시스 앰플 바이 랩클' 등 두가지 제품을 선보였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일반약의 스핀오프 제품인 건강기능식품, 기능성화장품 출시가 인기를 이어지고 있다. [사진=시계방향으로 휴온스 '살사라진 락토페린 다이어트', 안국약품 '토비콤', 현대약품 '마이녹셀', 동화약품 '후시드크림']

동국제약과 동화약품은 각각 마데카솔과 후시딘의 스핀오프 제품인 '마데카크림'과 '후시드크림'이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들 제품은 특히 홈쇼핑 방송 때마다 매회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효자제품이 됐다. 마데카크림은 동국제약이 지난 2015년 론칭한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의 대표상품이다. 이 회사의 헬스케어사업부 전체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할 만큼 성장했다. 후시드크림은 한 번의 실패 끝에 탄생한 제품이다.

동화약품은 국내 대표 액제소화제 '활명수'의 스핀오프인 '활명'으로 2017년 더마코스메틱시장에 발을 디뎠으나 이렇다할 반응을 얻지 못했다. 결국 작년 후반기 활명 브랜드 운영을 중단하고 같은해 11월 '후시드크림'을 내놓으며 반전드라마를 쓰는데 성공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일반약 브랜드 이미지에 제약사의 기술력을 더한 스핀오프 전략을 도입하는 제약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오래된 전통을 갖고 있음에도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일부 유명 일반약 브랜드를 건기식과 화장품 등으로 변신시키려는 공격적 시도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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