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이 개발한 먹는 폐암 항암치료제 ‘렉라자’가 단일품목으로 연간 매출 1조원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제약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한다. 렉라자는 지난해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승인한 국내 31번째 신약으로 임상 1ㆍ2상이 끝난 상태에서 조건부 판매허가를 받았다. 조건부 판매란 임상 2상 결과만으로 정부가 판매허가를 하는 제도다. 중증환자에게 치료기회를 주기 위한 것이다.

렉라자는 지난해 1월 판매허가후 79억원의 매출실적을 올렸다. 곧바로 보험급여 품목으로 지정됐기 때문이다. 올해 매출전망은 346억원, 3년뒤인 2025년에는 1102억원의 매출이 기대된다(신한금융투자 분석ㆍ기술수출료 제외). 그럼에도 제약계는 유한양행의 렉라자가 단일품목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할수 있다는 전망에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계에서 연간 매출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는 이른바 대박이라는 ‘블록버스터’로 통한다.

국내 제약사가운데 전품목에 걸쳐 매출실적 1조원이 넘는 회사가 3~4곳에 그치고 있고 유한양행의 지난해 총매출실적이 1조4000억원인데 비하면 단일품목으로 1조원의 대박을 거두는 것은 보통사건이 아니다.

관련 업계는 이에 대해 몇가지 희망적인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렉라자의 임상 2상에서 다른 폐암 항암제가 더 이상 반응하지 않는 환자에게 하루 1회 240mg 투약한 결과 57~72%의 환자에게서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투약이후 11~13개월간 종양이 악화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쟁품목으로는 아스트라제네카의 2차 치료제인 ‘타그리소’가 유일하지만 이는 환자에게 내성이 생기면 달리 치료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렉라자는 이러한 타그리소의 복용 환자에게도 내성을 극복하고 치료효과가 있다고 유한양행측은 자신하고 있다.

특히 타그리소가 2019년 매출실적 3조원을 기록한데 이어 2026년에는 9조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비하면 렉라자는 세계시장에서도 충분히 성공을 거두고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렉라자는 한국시장은 유한양행이 판매를 담당하고 있으나 글로벌시장은 미국의 얀센바이오테크사가 맡고 있다. 올해안에 임상 3상이 끝나면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모든 가능성이 관련 업계가 유한양행 렉라자의 블록버스터에 대해 주목하는 이유다.

유한양행 조욱제 대표는 이에 대해 “숙련 기술자와 훈련된 사원은 기업의 최대 자본”이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고 했다. 이들 기술인력과 사원을 믿고 매년 연구개발(R&D)투자를 늘린 것이 렉라자의 탄생을 가능케 했다고 그는 말한다. 지금은 기술과 경영의 시대다. 기업이 맘껏 투자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정부가 앞장 서줄 것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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