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일동제약 이재준 글로벌사업본부 총괄 부사장(전 영진약품 대표이사), 휴온스글로벌 송수영 대표이사 사장(전 딜로이트컨설팅재팬 최고경영자), 한국팜비오 채한국 부사장(전 에이징생명과학 및 바이오파머 부사장), 지아이이노베이션 이병건 대표이사 회장(전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제약ㆍ바이오기업에서 대표이사급 이동이 잦아지고 있다. 작년 8명의 전직 사장ㆍ부사장이 새 둥지를 찾아 떠난데 이어 올 6월까지 4명의 대표이사급이 경쟁사로 자리를 옮겼다.

일동제약은 지난 4월 새롭게 신설한 글로벌사업본부 총괄 부사장에 이재준 전 영진약품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회사에 따르면 이재준 부사장은 미국 AT커니에서 제약 및 헬스케어분야 컨설턴트에 이어 GSK와 동아ST에서 글로벌사업 프로젝트를 수행해온 인물로 2018년부터 일동제약으로 옮기기 전까지 영진약품 대표이사로 재직했다.

휴온스그룹도 같은달 창립 57년만에 처음으로 전문경영인인 송수영 대표이사를 휴온스글로벌 수장으로 선임했다.

송 대표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기업 SAP재팬, PwC재팬등을 거쳐 2009년 딜로이트컨설팅 재팬에 몸을 담았다. 딜로이트컨설팅 재팬을 일본 컨설팅 1위 기업으로 성장시켜 외국인 최초로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에 올랐으며 2019년 딜로이트컨설팅 코리아로 옮겼다.

한국팜비오는 지난 5월 연구개발 전문가인 채한국 부사장을 영입했다. 채 부사장은 한국쉐링(현 바이엘코리아), 한올바이오파마, 아주약품을 거쳐 현재 회사로 오기 전까지 에이징생명과학 및 바이오파머 개발담당 부사장으로 일해왔다. 앞서 지난 3월에는 혁신신약개발 업체 지아이이노베이션이 이병건 前 GC녹십자 대표를 대표이사 회장으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연구ㆍ개발과 글로벌사업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 GC녹십자 대표이사, 녹십자홀딩스 대표이사, 종근당 홀딩스 대표이사, SCM생명과학 대표이사, 국제백신연구소 한국 후원회 이사장을 역임했다.

지아이이노베이션은 작년 4월 홍준호 전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 대표를 경영대표로 영입해 현재 공동대표로서 경영, 미래전략, 투자유치, 대외협력 등의 임무를 맡고 있다.

작년에는 비보존제약, 삼아제약, 알리코제약, 대원제약, 디앤디파마텍, 씨젠, 헬릭스미스 등이 전직 대표이사 등 중량급 인사를 기용했다. 

비보존제약은 두 명의 대표이사가 한 달만에 교체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복잡한 '내부 사정'을 드러냈다. 작년 5월 최재희 전 알리코제약 대표이사를 신임 대표로 영입했으나 최 대표가 부임 한 달만에 사임했다. 회사 측은 6월 최 전 대표의 보직을 고문으로 변경했다고 밝혔으나 안팎에선 사임을 둘러싼 여러 관측이 나왔다.

비보존제약은 8월 박완주 사장을 영입해 장기간 CEO 공백을 메꿨다. 박 사장은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한미약품에서만 27년간 근무하며 총괄영업본부장으로 정년퇴임했다. 이후 이니스트바이오제약에서 부사장을 역임했다.

삼아제약도 사정은 비슷하다. 삼아제약은 2월 김영학 전 현대약품 부사장을 사장으로 영입했다. 남매 경영(허준ㆍ허미애 공동대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카드로 선택됐다가 취임 한 달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업계에선 '리도멕스 파문'의 희생양이란 관측이 나왔다.

알리코제약과 대원제약은 연구개발통인 전직 대표가 전무급으로 하향 이동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알리코제약은 6월 박홍진 전 비보존제약 대표를 연구개발 및 생산총괄 전무이사로 영입했으며 대원제약은 1월 이경준 전 JW크레아젠 대표를 중앙연구소장에 등용했다. 박홍진 전무는 한국오츠카제약에서 임상개발사업부 전무를 경험했으며 이경준 전무는 JW중외제약과 C&C 신약연구소장 등을 거쳤다.

바이오벤처는 非제약 인사를 영입해 경영 능력에 기대를 거는 눈치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은 지난 1월 LG전자 미국판매법인장, 프랑스 판매 법인장, 아시아지역대표를 두루 거친 이호 씨를 영업·마케팅 총괄사장으로 영입했다. 씨젠은 현재 7개 외국법인을 운영하고 있어 이 총괄사장의 글로벌 경영 능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작년 2월 김신영 전 세종텔레콤 대표를 최고운영책임자(사장)로 영입하고 경영 전반을 맡겼으나 같은 해 4월 그만뒀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비서실, 동아그룹 해외사업본부장, 론스타 부사장, 골드만삭스 부사장, 솔로몬캐피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한편, 디엔디파마텍은 6월 홍유석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했다. 

홍 대표는 한국릴리 사장, 한독테바 사장, GSK 한국법인 사장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GSK 캐나다 제약사업 법인 대표를 역임한 경력을 갖고 있다. 창업자 이슬기 대표이사가 연구ㆍ개발을 총괄하고 홍 대표는 사업개발과 회사 관리와 운영을 책임진다.

저작권자 © 메디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