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 여성갱년기치료제 시장에서 동국제약의 '훼라민큐'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로 경쟁품목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1년 출시 이후 2009년부터 작년까지 13년 간 평균 80% 안팎의 시장지배력을 유지하며 1위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재 여성갱년기치료제는 21개 품목이 경쟁하고 있다.

이 가운데 17개 품목이 훼라민큐(서양승마추출액, 세인트존스워트80%메탄올건조엑스)와 동일성분이며 ▲'시미도나'(서양승마60%에탄올건조엑스, 종근당) ▲'훼미그린'(레드클로버70%에탄올건조엑스세립, GC녹십자) ▲'레미페민'(레드클로버70%에탄올건조엑스세립, 아주약품)은 동일성분 제품이 없다.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훼라민큐는 2017년 34억2000만원이던 매출이 2018년 51억8000만원, 2019년 65억80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커졌고 2020년 83억9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인해 일반약 시장이 침체되면서 57억3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숨고르기 중이나 올해 들어 다시 상승분위기를 타고 있다.<표 참조>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도 80% 내외를 유지하며 시장지배력을 견고히 하고 있다. 2017년 79.8%에서 2018년 78.1%로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점유율이 소폭 줄었으나 2019년 80.6%로 80%대를 회복한 후 최고 매출을 찍은 2020년에는 83.8%의 점유율로 경쟁품목을 멀찍이 밀어냈다.

훼라민큐를 제외한 주요 4개 품목의 레이스는 그만큼 치열하다. 선두와의 격차 좁히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2위라는 상징적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다툼이 거세다. 2020년과 2021년을 비교하면 순위는 같지만 일부 품목은 매출이 감소했다.

2위 시미도나는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상위 5개 품목 중에서 유일하게 동반성장했다. 시장점유율과 매출이 6.1%(매출 6억원)→8,6%(매출 6억3000만원)로 우상향했다. 3위 훼미그린은 시장점유율이 4.0%에서 5,2%로 증가했지만 매출은 3억9800만원에서 3억8500만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4위 레미페민과 5위 지노플러스도 훼미그린과 같은 양상이다. 같은 기간 시장점유율은 각각 3.5%→4.6%, 2,6%→3,6%로 외견상 확대됐으나 매출은 3억4600만원→3억3700만원, 2억6300만원→2억6200만원으로 역성장했다.

품목허가일을 기준으로 여성갱년기치료제 시장 진입은 진양제약이 제일 빨랐다. 동국제약 보다 1년 앞선 2000년 2월 '지노플러스'가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후 동국제약이 2001년 2월, 태극제약이 ‘에버퀸정’ 품목허가를 같은 해 11월 취득했다. 한국파비스제약도 ‘제일세라민큐정’ 품목허가를 2002년 5월에 받으며 시장에 진출했다.

이때만 해도 여성갱년기시장은 ‘백수오’ 성분의 건강기능식품 비중이 컸다. 그러나 2005년 가짜 백수오 파동이 공론화되면서 퇴출됐고 일반약으로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제약사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2005년 삼익제약(에스몬플러스)과 영풍제약(시메신플러스)에 이어 2007년에도 2개 품목(팜젠사이언스 ‘페미너스에스’, 정우신약 ‘미시업정골드’)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2008년에는 무려 8개 품목이 품목허가를 받았다. 훼미그린, 레미페민과 함께 ▲JW중외제약(프리웨이정) ▲비보존제약(에스미정) ▲동성제약(히페린정) ▲테라젠이텍스(에스큐정) ▲에이치앨비제약(심미안정) ▲미래제약(아름정)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2009년에도 ▲경남제약(페미란) ▲마더스제약(아르테미스) ▲부광약품(페미영)이 품목허가를 받았고 일양약품은 작년 12월 ‘훼민업’ 허가를 받고 가장 최근에 합류했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훼라민큐가 출시되면서 일반의약품 여성갱년기 시장이 창출돼 왔으며 중년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펼치며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 왔기 때문에 이같은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제약계 관계자는 “최근 유한양행이 일반약이 아닌 백수오 성분의 건기식을 출시함으로써 앞으로 여성갱년기시장 판도 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가 새로운 관심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