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26일(한국시간) 세계적 대유행 조짐을 보이고 있는 원숭이 두창과 관련해 전문가들로 구성된 긴급위원회를 열고 일단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WHO가 PHIC를 발령하면 모든 회원국은 발병과 관련한 정보제공은 물론 감염환자의 격리를 요구할 수 있다.

원숭이 두창은 1970년 아프리카 콩고에서 처음 인간감염 사례가 확인된 이후 간헐적으로 각국에서 발생보고가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 5월 초 영국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6주 만에 세계 48개국으로 확산돼 확진자수가 3200여명으로 늘어나 각국의 방역진을 긴장시키고 있다. 원숭이 두창 환자가 이처럼 대량 발생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WHO가 비록 PHEIC를 선포하지는 않았지만 전문가위원회를 개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세계 각국이 원숭이 두창 확산을 심각하게 우려하는 사인이 된다.

국내에서도 지난 21일 독일을 여행하고 입국한 30대 내국인 1명이 유전자 증폭(PCR)검사와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원숭이 두창 양성환자로 판명돼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원숭이 두창 환자가 확진된 것은 동아시아에서는 한국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원숭이 두창 치료제를 서둘러 확보토록 지시하고 질병관리청은 이미 미국의 바이에른 노르딕사와 협상을 시작해 7월중 치료제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진다. 국내에 2세대 치료제 3502만명분이 있으나 이보다 효과가 뛰어난 최신 3세대 항바이러스제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증상은 감염초기에는 발열 두통 인후통 근육통에 피로감이 오고 얼굴에 발진 수포가 형성돼 작은 반점모양의 물집에서 맑은 액체의 뾰루지로 바뀌고 고름이 차다가 터지고 딱지가 들어붙기도 한다.

이러한 원숭이 두창은 몇가지 특징이 있다. 사람과 동물이 함께 감염되는 인수(人獸) 공통감염병이고 치명률이 3~6%로 코로나19(1.2%)보다 2.5~5배나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원숭이 두창은 코로나와 달리 주로 피부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해외여행지에서 동물을 껴안거나 사람과의 피부접촉을 피하는 것이 예방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문제는 외국인과 해외여행객이 감염후 국내 입국시 자진신고 외에는 원숭이 두창 바이러스 확진자를 발견하기 어렵다는데 있다. 이들의 자진신고를 이끞어 낼 당국의 세심한 대응책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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