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몸속에서 에너지를 생산하는 코엔자임Q10(이하 CoQ10)을 투여받으면 콩팥 관련 증상뿐만 아니라 청력 보존 및 난청 회복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는 청력 상실이 진행 중인 소아 환자들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맞춤형 치료를 받으면 청력을 지속적으로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오승하ㆍ이준호ㆍ이상연 교수)과 분당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김지현 교수) 공동 연구팀은 CoQ6 유전자 돌연변이가 확인된 소아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청력 보존 및 난청 회복과 CoQ10 유전자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소아 난청은 가장 흔한 감각계 질환이며 약 50~60% 이상은 단일 원인 유전자 결함에 의한 유전성난청으로 진단된다. 특히 유전성난청의 약 30%는 난청 외 다른 증상을 동반하는 증후군성 난청으로 발현된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신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과 소리를 감지하는 기능에 이상이 생기는 감각신경성 난청 등이 있다.

연구팀은 CoQ6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나타나는 스테로이드 저항성 신증후군의 경우 CoQ10 투여를 통해 정상적인 신장 기능을 회복한다는 기존 연구결과에 주목했다. 이 점에 착안해 CoQ10의 보충이 감각신경성 난청 또한 개선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후 서울대어린이병원에 내원 중인 CoQ6 돌연변이 유전자를 가진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CoQ10 투여 후 시간 경과에 따른 청각 능력을 분석했다. 또 인공와우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성적도 함께 관찰했다. 그 결과, CoQ10을 투여받은 CoQ6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의 약 50%에서 청력이 보존되고 난청 정도가 회복됐다.

CoQ6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의 청력도 변화. CoQ10 투여에 따른 장기간 청력검사가 가능했던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청력 보존과 난청 회복 소견을 보였다.
CoQ6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의 청력도 변화. CoQ10 투여에 따른 장기간 청력검사가 가능했던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청력 보존과 난청 회복 소견을 보였다.

이는 대부분의 유전성 난청 환자의 청력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떨어지는 상황에서 CoQ10 투여가 CoQ6 유전자 돌연변이 환자의 청력 보존과 난청 회복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또 청력 유지와 난청 회복 정도는 유전자 유형에 따라 상이한 결과를 보였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된 CoQ6 돌연변이 혹은 CoQ8B 다형성변이 등 다양한 유전자 유형 별로 개인 난청 회복 정도에 차이가 있었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CoQ10 투여에도 불구하고 청력 손실이 진행되는 환자들의 인공 와우 수술 성적도 확인했다. 수술 결과는 우수했고 그 효과는 가장 최근 검사까지 평균 3년 이상 지속됐다.

인공와우 수술 후 환자 4명의 언어 발달 점수 결과. 수술 후 1년 이내에 청각 성능, 1~2음절 낱말, 일상생활문장 지각력 점수가 빠르게 개선됐다.
인공와우 수술 후 환자 4명의 언어 발달 점수 결과. 수술 후 1년 이내에 청각 성능, 1~2음절 낱말, 일상생활문장 지각력 점수가 빠르게 개선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아직까지 임상에서 난청 환자들에게 바로 투여 가능한 유전자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원인 유전자에 기반한 유전자 치료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선천성 소아 난청 환자들의 정확한 발병 원인을 규명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간단한 경구 투여 및 청각재활, 인공와우 수술 등을 통해 청력을 보존하고 난청을 회복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생물의학 분야 국제 학술지 ‘바이오메드 리서치 인터내셔널(BioMed Research International)’ 최신호에 게재됐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이준호, 이상연 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오승하, 이준호, 이상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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