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용 교수<사진 왼쪽>가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한 환자 박모씨의 근력을 살피고 있다.
[메디소비자뉴스=민경지 기자] 사지마비 환자가 사고 8년 만에 줄기세포 치료로 새 삶을 찾아 화제다.

서울아산병원은 만성 손상 척수 줄기세포 치료 효과에 대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변화가 세계 처음으로 입증됐다고 2일 발표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상용 교수(49) 팀은 목 뼈를 다친 만성 척수 손상 환자 10명에게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 부위에 직접 주입, 장기간 추적 관찰한 연구 결과 10명 중 3명에게서 일상생활이 개선되는 등 증상이 호전되는 변화를 확인했다고 국제 저명 학술지이자 미국신경외과학회 공식학술지인 ‘뉴로서저리(Neurosurgery)' 최신호를 통해 밝혔다. 

10명의 환자는 척수 손상 기간이 최소 1개월에서 최대 8년의 만성 척수손상 환자들로서, 만성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줄기세포 척수손상 치료 연구는 국내에서 처음이다.

수술을 받은 10명의 만성 척수손상 환자 중 6명은 전기 생리학적 변화를, 7명은 MRI 상의 변화를 나타냈다.

특히 3명의 환자는 일상생활의 개선을 가져올 만한 팔의 운동기능 향상을 보였다.

일상생활의 개선을 보이지 않은 나머지 7명의 환자들 중 3명은 측정상 가벼운 팔의 근력 향상을 보였다. 1명의 환자가 부작용을 보였으나, 일시적이고 가벼운 감각 이상 이외에는 발견되지 않았다.

일상생활의 개선을 불러올 만한 팔의 운동기능 향상을 보인 3명은 스스로 보조기구를 이용, 밥을 먹을 수 있고 혼자 힘으로 앉을 수 있게 됐으며, 엄지 손가락에 힘이 생겨 물건을 잡을 수 있어 숟가락을 꼭 쥐고 음식을 떠먹을 수 있게 됐다고 병원은 설명했다. 

 

▲ 전상용 교수<사진 왼쪽>가 줄기세포 치료에 성공한 환자 박모씨의 근력을 살피고 있다.
3명 중 1명인 박모씨의 경우 미국척수손상협회(ASIA)에서 정하는 척수손상 B등급(불완전한 감각이 있을 뿐 운동기능이 없는 경우)의 사지마비환자였지만, 근력 검사 상 손가락 운동 측정이 Ⅰ단계(수축은 가능하나 능동적 관절 운동이 불가능)에서 Ⅴ단계(중력과 충분한 저항하에서 능동적 정상 관절 운동)로 향상됐다고 병원은 덧붙였다.

 

이처럼 전 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자가 골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한 척수손상 부분의 상처(cavity)가 사라지는 MRI 상의 변화가 점차적으로 나타나는 점을 학계에서 세계 최초로 증명, 신경학적 호전의 증거를 객관적으로 제시했다. 

지금까지 보고된 척수손상 치료법은 척추 신경막 내로 줄기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이 유일했지만, 전 교수팀은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손상된 척수에 직접 찔러 넣어 주입하는 수술 기법을 학계 최초로 새롭게 제시, 영구적인 부작용 없이 시술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전 교수는 “현재까지 척수 손상 줄기세포 치료 후 신경학적인 개선이나 전기 생리학적 검사에서 호전이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는 있었지만, 줄기세포를 주입한 척수 부분에서 장기적이고 반복적으로 촬영한 MRI 검사에서 척수 변화가 점차적으로 생기는 점을 증명, 신경학적 호전의 증거를 제시한 연구 결과는 이번이 학계에서 세계 최초"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만성 척수 손상 환자에 자가 중간엽 줄기세포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 영구적 부작용이 없고 운동기능 향상에 성공했음을 학계에서 세계 최초로 보고한 내용으로, 이 연구는 향후 척수 손상의 줄기세포 치료에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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