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노는 물’이 다르다. 밖에서 보니 ‘삼성이 하면 다르다’는 말이 실감난다.

삼성브랜드는 국내는 물론, 지구촌에서도 최고의 브랜드가 되고 있다. 하루가 다르게 삼성의 행보가 거침없다.

이미 국가경제에서 삼성의 비중은 절대적이다. 스포츠까지 손대면 일류가 되고 패권까지 쥔다. ‘삼성공화국’이 헛말은 아니다.

나는 범 삼성가에서 20여년을 보냈다. 중앙일보와 새한그룹에서 직장생활하다 다른 직장에 잠시 있어보니 삼성이 얼마나 좋은 직장인지 새삼 느낀다.

직장의 안정성은 차지하고 복지·급여는 동종업계 최상···긴말이 필요없다.

언론계에서 주로 생활하다보니 삼성을 또다시 ‘느낀다’. 광고 하나만 보더라도 노는 가락이 다르다.

삼성은 광고 효과를 보고 매체를 가려 광고를 하지 않는다. 매체마다 단가만 틀릴 뿐 골고루 분배한다. 다분히 施惠적이다.

단가도 깍는 법이 없다. 다른 대기업들과는 노는 게 다르다. 규모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LG, 현대자동차, SK, 포스코 등도 삼성과 비교하면 ‘하룻강아지’. 삼성에 비하면 조막손이다.

이들 기업의 광고는 삼성에 비해 단가도 턱없이 싸고, 규모도 다르다. 그래서 언론사들이 삼성 때문에 산다는 말이 나온다.

신문이건 방송이건, 잡지건 삼성 광고를 얼마나 먹느냐에 따라 매출이 달라지고 사세가 결정된다.

언론사에 따라 삼성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20~30%, 심지어 30%가 넘는 언론사도 있다.

언론사에서 소비자 만족도 등 브랜드 파워나 베스트 상품을 정할때, 삼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이유가 여기있다. 그래서 삼성은 언론플레이에서도 강하다.

비단 언론 뿐인가. 과거에는 스포츠에서든, 어떤 분야든 삼성이 손대면 달라졌다.

삼성을 밖에서 보니 국민이 느끼는 삼성에 대한 애착은 더 맹목적이다. 삼성하면 비싸도 믿는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겪어보니 삼성은 철저하고, 냉혈적이다. 삼성은 좋은 기업이기는 하지만 아직 국민의 존경받고 사랑받는 ‘위대한’ 기업은 멀었다.

삼성 브랜드 맹신했다가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않아서다.

국내 최고 아파트 브랜드라는 래미안. 소비자 만족지수 13년째 1위다. 랜드마크지역이나 대로변에 눈에 띠는 지역은 최고로 짓는다. 역시 삼성! 탄성소리가 절로 난다. 반포 주공을 재건축한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눈에 띠지 않는 곳에 있거나 영세 아파트 재건축은 장사속 냄새가 물씬난다.

강남 영동의 영세 재건축 아파트 중에서 래미안 아파트 대한 주민 만족도는 가장 낮다. 조경, 외관, 인테리어 등에서 주변 평가가 그렇다.

재건축을 수주할 때 삼성은 분양가가 비싼 편이다. 재건축하면 집값이 오른다는 삼성 브랜드 파워를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어찌보면 ‘브랜드 횡포’다.

그래서 주민들이 재건축할 때 맹목적으로 삼성 브랜드를 택했다가 낭배를 보는 경우가 다반사다.

재건축 중간에 조합원 부담금이 높아져 조합원들과 삼성간 송사가 벌어지고, 민원이 제기된 곳들이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주민들로부터 ‘고혈짠다’는 원성이 나온다.

어디 아파트 뿐인가. 소비자들이 삼성 브랜드믿고 샀다가 허탈했던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다.

휴대폰에 대한 원성도 자자하다. 제품을 잘 만들지만 소비자들이 마케팅에 속는 경우가 잦다.

지난해 ‘아몰레이드 폰’을 요란하게 선전해 소비자들이 앞다퉈 구입했다. 얼마되지않아 스마트폰이 나왔다. 올들어 스마트폰 갤럭시A에서 최근 출시된 갤럭시S로 넘어간 게 몇개월도 안됐다.

지난해말 세계 최고의 ‘Full HD LED TV’라는 대대적인 광고로 고가로 TV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월드컵 축구대회를 앞두고 출시된 3D TV에 또 뒤통수를 맞았다. 소비자들이 느끼는 허탈감, 배신감이란···.

물론 삼성은 기업이다. 계산적이고, 타산적이고, 이기적이다. 그래서 나무랄 이유는 없다.

삼성의 기업 방정식은 한마디로 많이 먹고, 많이 푸는 것이다.

삼성이 바이오산업 진출을 선언했다. 제약업계는 아무리 천하의 삼성이라도 제약업은 하루 아침에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회의적이다. 우리 회사하고 무관하다며 방관자적이다.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삼성은 10년전까지만해도 TV든 다른 전자제품이든 소니 신제품을 베끼기 바빴다. 일본에 근무하는 삼성전자의 임직원들의 중요한 업무가 소니 신제품이 나올때마다 이를 서울에 재빨리 보내고 본사는 모방하는 게 고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삼성전자가 글로벌시장에서 소니를 초토화시키지 않았나.

삼성은 바이오산업의 성공을 위해 국내든, 해외든 핵심 인재를 모조리 데려올 것이다. 이미 LG생명과학에서 핵심 임원을 스카웃했다가 송사까지 벌여졌지만 이는 전초전일 뿐이다.

‘삼성 파워’는 불과 수년전보다도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더 커졌다. 제약업계는 ‘삼성 파워’가 언제, 어떻게, 어떤 식으로로 영향을 미칠지 전혀 감을 잡지못하고 있다.

삼성을 소비자의 관점에서,무엇보다 영세 자영업자의 입장에서 보니 삼성이 더 무섭게 느껴진다. 왜일까.

사회 일각에서 反삼성적인 감정의 싹이 돋아난 건 우연이 아니다. 삼성 이미지는 약삭빠르다. 우직하지않다.

내가 親삼성적에서, 요즘 反삼성적으로 생각하기까지 이런 요인들이 많이 감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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