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소비자뉴스=의약팀] 추석 연휴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직장인 김민수(36) 씨는 유난히도 짧았던 지난해 추석연휴와 달리 이번 추석연휴는 앞뒤로 휴가까지 붙여 10일 가량을 쉬게 되면서 긴 연휴기간 동안 무엇을 할지 고민이다.

더욱이 아내가 임신 중이라 부산에 있는 본가에 갈 수 없게 돼 바쁜 업무로 늘 피곤하던 몸을 마음껏 늦잠을 자며 달래볼까 생각 중이다. 하지만, 김씨처럼 긴 연휴 동안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면, 연휴가 끝난 후 오히려 피곤함이 가중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수면부족에 대처하는 늦잠? 일상이 흔들릴 수도 

우리말에 ‘빚지다’ 라는 표현이 있다. 이 말은 ‘돈이나 어떤 물건 따위를 다른 이에게 빌리거나 신세를 지다’라는 의미이다. 이런 표현을 빌려 수면부족을 ‘수면을 빚졌다’고 하기도 한다.

평일에 바쁜 일정과 업무로 인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수면부족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은 스스로에게 수면을 빚지며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수면빚’은 물질적인 것과는 달라서 한번에 빚을 다 갚을 수 없다.

주말에 10시간의 숙면을 취하고 났는데도 피로감과 졸림이 지속되는 것도 하루 저녁의 숙면으로 그 수면빚을 다 갚을 수 없을 뿐 아니라 봇물 터지듯이 밀려오는 ‘수면빚’을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결국 잠을 많이 자서 피곤한 것이 아니라 아직 갚아나가지 못한 ‘수면빚’ 때문에 피곤한 것이다.

또 김 씨처럼 긴 추석 연휴를 이용하여 수면 부족을 해결하려 하다가는 이런 계획이 오히려 연휴가 끝난 뒤 수면의 리듬을 깨는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일 동안 쌓였던 피로와 수면 부족을 휴일에 몰아서 늦잠 자는 것으로 풀어 버리고 싶겠지만, 너무 도가 지나치면 체내 시계가‘아침 늦잠형’으로 조정되어 연휴가 끝난 뒤에 밤엔 잠이 안 오고 아침에 졸린 증상을 호소할 수 있다.

늦잠은 NO, 짧은 낮잠은 Yes!

늦잠은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수면리듬을 흔들지만, 그렇다고 수면부족(수면빚)을 그대로방치할 수도 없다. 특히 추석 연휴에는 고향에서 오랜만에 친지들과 만나게 되는데, 반가운 마음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거나 윷놀이, 고스톱 등 게임을 즐기느라 잠도 미루고 밤을 새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잠을 아예 자지 않으면 우리 몸은 배터리가 다 떨어진 기계와 같이 제 구실을 하기 어렵다. 명절에는 즐거운 일도 많지만, 고된 가사 노동과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피로 누적과 스트레스가 다양한 형태의 ‘명절증후군’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므로 추석 연휴기간 동안 부족한 수면을 보충하고자 할 때는 늦잠보다는 평소보다 일찍 잠들고 평상시와 비슷한 시각에 일어나도록 해야 하며 반가운 마음에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을 때는 짧은 낮잠이나 토막잠을 통해서 수면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불면증 클리닉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은 "명절이라 푸짐한 음식에 저절로 손이 가겠지만, 추석 연휴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아침에는 황제처럼, 점심에는 왕처럼, 저녁에는 걸인처럼 먹어라’ 라는 속담처럼 특히 먹는 것에 주의해야 한다"면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과식을 하면 위에 부담을 주어 숙면을 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허 원장은 "또 명절날 가족들과의 정겨운 자리에서 빠지지 않는 술은 적당량일 경우 긴장을 풀어줘 쉽게 잠이 드는 좋은 효과도 있지만 과음은 오히려 새벽에 각성작용을 일으켜 자다가 자꾸 깨게 되어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추석연휴 숙면을 위한 Tip>

-잠자리는 조용하고 어두운 곳에 마련한다.

-잠자기 전 과도한 식사와 자극적인 음식을 피한다.

-취침 전 흡연과 음주를 삼간다. 특히 취짐 전 최소 2~3시간 전에는 흡연하지 않는다.

-1시간 이상 긴 낮잠을 자지 않는다. 단, 장거리 운전시 졸음이 쏟아질 경우에는 휴게소에 들러 쉬고 가는 것이 좋으며, 수면부족 시 30분 이내의 짧은 낮잠은 좋다.

-낮 시간에 적당한 운동을 한다. 초저녁에 가족들과 함께 근처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늦은 밤에 하는 운동은 오히려 숙면에 방해가 된다.

-잠자기 전 가볍게 샤워나 반신욕, 족욕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잠자리에 들 시간에는 복잡하거나 신경 쓰이는 일을 하지 않는다.

-잠자리에 누워서 책을 보거나 TV를 보지 않는다.

-잠자리에 들어 20~30분 이내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있다가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든다. 잠들지 않고 잠자리에 오래 누워있으면 오히려 긴장을 유발하여 더 잠들기 어렵다.

정리 = 의약팀

<도움말 자미원한의원 허정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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